소소한일상2017. 3. 31. 16:14

 

○ 봄이 됐다.

    그리고 겨우내 돼지가 됐다.

    안 되겠다 싶어 자출사를 다시 하려고 마음먹었다.

 

    로드바이크 입문용을 찾아보니

    메리다에서 나온 스컬트라 100과 자이언트의 SCR2 PLUS가 많이 회자되었다.

    고민하다가 마침 세일하는(게다가 헬멧도 주는) 스컬트라로 정했다.

 

    2016년식 스컬트라 100은 브레이크 논란이 있는데

    자전거가게 사장님 왈

    "별 문제 없어요. 정 뭐하면 타보고 결정해요. 그런데 바꾼 사람 거의 없어요"

 

○ 자전거를 사고 헬멧과 장갑을 사고

    다음은 자전거 바지 차례.

 

    검색해보니 사일런스에서 나온 3부 메쉬패드팬츠가 잡힌다.

    많은 사람들이 추천하는 데에는 이유가 있겠다 싶어서

    3개 구매.

 

○ 자전거 가방도 필요하겠다 싶었다.

    양말이나 속옷, 휴대폰을 담아가야 하니깐..

 

    타임스퀘어를 간 김에 디스커버리에서 슬링백을 하나 샀다.

    7만 9천원 추가 지출.

 

○ 자.. 이제 달릴 때다!

 

 

'소소한일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170331 단상  (2) 2017.03.31
170213 단상  (0) 2017.02.13
170207 단상  (0) 2017.02.08
170118 단상  (0) 2017.01.18
170113 단상  (0) 2017.01.13
170112 단상  (0) 2017.01.12
Posted by HijoLuna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재원아빠

    스케이트보드 타자. 내 자전거 그냥 줄수도 있는데 ㅎ

    2017.08.01 13:04 [ ADDR : EDIT/ DEL : REPLY ]
  2. 원래 운동은 장비빨!

    2017.12.08 14:34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생활의기록2017. 3. 3. 17:49

Key

 

#1

 

봄날로 기억한다. 바다가 보고 싶다는 소개팅녀를 서울대공원에서 픽업해서 삼척으로 달려갔다. 바다는 역시 동해바다라는 게 내 주장이었지만 하루종일 함께 있을 수 있다는 계산이었을 것이다. 가면서 무슨 이야기를 했는지 정확히 기억나지 않는다. 하지만 서로의 어색함을 어느 정도는 없앨 정도로 가볍고 즐거웠던 것 같다. 주중이라 고속도로는 한산했고 휴게소 먹거리는 맛있었다.

 

삼척에는 레일바이크가 있다. 철길을 따라 자전거 페달을 구르면 오른쪽으로 백사장과 동해바다가 보인다. 바닷바람도 불고 해송도 흔들거리는 풍경을 지나면 좀 촌스럽지만 여행지라서 용서할 수 있는 야광동굴도 나온다. 그렇게 한 시간을 가는 길이다. 좋았다. 거기까지는.

 

시작점으로 돌아와서 차를 타려는데 주머니에 차키가 없었다. 아무리 뒤져봐도 온데간데 없고, 아무리 생각해봐도 레일바이크 외에는 빠뜨릴 곳이 없었다. 그리고 아무리 고민해봐도 당장 찾을 방법도 없었다. 이 사실을 옆에서 지켜보던 소개팅녀는 웃음을 터트리더니 집에 전화를 걸어 지금의 상황을 이야기했다. 어쩌면 이 여자와 서울행 버스를 타고 상경해서 다음날 다시 홀로 내려와 차를 끌고 올라와야 한다는 생각에 아찔했다.

 

결국 보험회사를 불러 차문을 따고 차안에 있던 키로 시동을 걸었다. 보험사가 오기까지는 꽤 오려 걸려서 그 사이에 해가 많이 넘어가고 꽤 추웠던 기억이 난다. 나는 그 상황이 미안해 거듭 사과했고 소개팅녀는 재밌는 경험이라며 웃어 넘겼다. 그렇게 다시 차안으로 들어와 우리는 촛대바위로 갔고, 유명하다는 생선찜을 먹었고, 서울로 향했다. 오는 차 안에서 소개팅녀는 자신의 집 이야기와 사이 나쁜 아버지 이야기, 살아 온 이야기를 했다.

 

그리고 만나지 않았다. 

 

 

#2

 

두부집에서 1차를 끝내고 2차로 단골집 엔을 갔다. 날이 워낙 추워서 맥주 3개와 오뎅탕을 시켰다. 옆 테이블에는 4~50대 여자 3명이 술을 먹고 있었지만 우리와는 무관했다. 오히려 그 옆 테이블에서 시끄럽게 떠들던 남자 셋 여자 하나가 신경을 거슬리게 만들었다. 그게 싫어 슬슬 가야겠다고 느껴지던 시점이었다. 무관하던 여자 3명과 유관하게 된 때가.

 

화장실을 가려고 코트를 입으며 주머니에 손을 넣었다 빼는데 차키가 동시에 빠졌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런데 아무리 바닥을 훑어도 키는 보이지 않았다. 여자 3명이 술을 먹던 테이블 바로 옆이었던지라 대놓고 다리 밑을 보기에는 뭐해서 주인에게 부탁해 뒤졌다. 그래도 없었다. 이쯤 되니 여자 3명도 술자리를 그치고 다함께 발밑을 수색하기 시작했다. 그래도 없었다.

 

혹시나 1차에서 빠진게 아닌가 싶어 두부집으로 가던 도중 일행에게서 전화가 왔다. 차키를 찾았다는 것이다. 그런데 차키를 찾은 여자 3명이 그냥은 못준다고 한다는 것이다. 빵을 사서 줄까 맥주를 돌릴까 고민하며 오던 길을 되돌아갔다. 내 일행은 아예 여자 테이블로 앉으라고 나를 쫓았다...

 

대장으로 보이는 여자는 내 키를 보여주더니 돌연 우리 테이블로 이동했다. 그리고는 내 일행 중 한 명(여자)에게 붙어 무언가 이야기를 시작했다. 남은 여자 2명은 내 키를 가방 안에서 찾았다며 왜 남의 가방에 키를 넣느냐고 장난기 있게 묻기 시작했다. "그러게요... 그게 왜 그리 갔을까요...."

 

잠깐이면 웃고 넘기겠지만 그 이상한 조합이 길어지기 시작했다. 빨리 끝내야겠다 싶어서 화요를 한 병 시키고 앞장서서 먹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내 일행의 다른 한 명(남자)도 이야기에 합류하기 시작했고, 결국 테이블을 합석해 20분 간을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우리가 먼저 일어났다.

 

밖으로 나와 다른 집에 가서 방금 상황이 무엇이었는지 설명을 들었다. 대장 여자는 무당이었고 나머지는 매니저와 신도였다. 무당은 내 일행(여자)에게 다가가 요구하지도 않은 신점을 봐주며 다른 일행(남자)에게 무언가를 요구했다. 그 일행은 계속 외면하다가 결국 무당의 요구를 들어줬다고 한다. 나는 그 무당이 접촉하기 위해 공략한 첫 단추였고... 그렇다고 하면 키를 잃어버린 것은 내 잘못이 아니라 어떤 인과에 의한 불가항력이었을 것이다.

 

라고 생각하면서 스스로 면피하다가 차키 만이 아니라 목도리도 잃어버렸다는 것을 다음날 아침에 눈 떠서 알았다. 그래서 오늘도 일산에 가야 한다.

 

'생활의기록' 카테고리의 다른 글

Key  (1) 2017.03.03
소금인형  (0) 2017.01.31
새해다짐  (0) 2017.01.05
리쌍과 곱창  (0) 2016.07.10
Harley Quinn  (0) 2016.07.08
평행이론  (0) 2016.07.04
Posted by HijoLuna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재희아빠

    허...거참

    2017.08.01 13:04 [ ADDR : EDIT/ DEL : REPLY ]

보고읽은것2017. 3. 1. 23:06

 

<안젤리나 졸리라고 합니다>

 

 

봄비 오는 3월의 첫날. 혼자 우산을 쓰고 저녁 무렵에 사진전을 갔다. 태극기를 든 할아버지와 아주머니들은 경찰이 차단한 종로통에 무리지어 초현실주의를 실현하고 있었다. 그 살기와 광기는 대체 어디서 온 건지...

 

데이비드 라샤펠. 사진작가라고 한다. 앤디 워홀이 극찬했다고 한다. 유명인들이 앞다투어 사진을 찍으려 했다고 한다. 라는 말들이 오디오 가이드를 통해 흘러나왔다. 거침없는 색감과 구도를 보며 확실히 팝아트 쪽에서 좋아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나 핑크를 너무 잘쓴다는 생각.

 

CG를 안 쓰고 오직 연출로만 여러 장면들을 만들었다는 말에 놀랐다. 일천한 관계로 작가의 철학까지는 느낄 수 없었지만 마음에 드는 작품이 여럿 있었다. 특히 물에 가라앉은 (마치 익사 직전을 연상케 하는) 각 개인들의 사진을 보면서 죽음은 지극히 개인적인 것이고, 그 상황에서는 모두 다른 얼굴과 몸짓을 한다는 것을 눈으로 보았다.

 

한 시간 넘게 별다른 생각 없이 사진만 보고 왔다. 마음에 드는 전시였다.  

 

 

Posted by HijoLuna

댓글을 달아 주세요